파는 없으면 아쉬운 재료인데 정작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는 잘 모르고 사게 되죠. 시들어서 버리는 일도 잦고요. 파가 몸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신선한 것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보관해야 오래가는지 정리했습니다.
파가 몸에서 하는 일
파에는 케르세틴과 캠페롤 같은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몸속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성분들이에요.
파 특유의 알싸한 향은 황화합물에서 나옵니다. 마늘이나 양파와 같은 계열의 성분인데, 소화를 돕고 식욕을 돋우는 작용을 합니다. 국물 요리에 파를 넣으면 맛이 깔끔해지는 것도 이 성분이 잡내를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파의 초록 잎 부분에는 비타민과 베타카로틴이 흰 대 부분보다 많이 들어 있습니다. 국물 낼 때 흰 대만 쓰고 초록 부분을 버리시는 경우가 많은데, 볶음이나 무침에 쓰면 버릴 것 없이 다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선한 파를 고르는 기준
파는 시들기 시작하면 금방 티가 납니다. 아래를 보시면 됩니다.
- 잎 끝 — 마르거나 누렇게 변하지 않은 것을 고릅니다. 끝부터 시들어요.
- 흰 대 — 곧고 단단하며 색이 선명한 것이 좋습니다. 물러 있으면 오래된 것입니다.
- 뿌리 쪽 — 잔뿌리가 살아 있고 변색되지 않은 것이 신선합니다.
- 전체 탄력 — 손으로 들었을 때 힘없이 축 처지면 수분이 빠진 상태입니다.
단은 굵기가 고른 것을 고르세요. 한 단 안에 굵은 것과 가는 것이 섞여 있으면 익는 속도가 달라 요리할 때 손이 더 갑니다. 겉잎이 지저분해 보여도 속이 단단하면 겉만 한 겹 벗겨내고 쓰면 되니, 겉모양보다 속의 탄력을 보시는 게 낫습니다.
대파와 쪽파는 쓰임이 조금 다릅니다. 대파는 국물을 내거나 볶을 때 단맛이 살아나고, 쪽파는 생으로 무치거나 겉절이에 넣을 때 향이 삽니다. 요리에 맞춰 고르시면 됩니다.
손질과 보관, 이렇게 하면 오래갑니다
파도 물기가 남으면 빨리 무릅니다. 씻은 뒤에는 반드시 물기를 털고 말린 다음 보관하세요.
냉장 보관은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싸 세워두는 방식이 좋습니다. 파는 원래 서서 자라던 채소라 눕혀두면 스트레스를 받아 더 빨리 시듭니다. 페트병을 잘라 만든 통에 세워 넣어도 됩니다.
한 번에 많이 사셨다면 미리 손질해 냉동해두는 방법이 편합니다. 송송 썰어 물기를 말린 뒤 밀폐용기에 담아 얼리면, 국이나 찌개에 그대로 넣어 쓸 수 있어요. 얼리기 전에 한 번 펼쳐서 얼린 뒤 모으면 덩어리로 뭉치지 않습니다.
썰어 얼릴 때는 흰 대와 초록 잎을 따로 담아두면 요리에 맞춰 꺼내 쓰기 편합니다. 국물에는 흰 대, 마무리 고명에는 초록 잎 하는 식으로요.
다만 냉동한 파는 식감이 물러지므로 고명이나 생채용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그 용도로 쓰실 분량은 따로 냉장에 두세요.
대파와 쪽파, 실파는 어떻게 다른가요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데 쓰임이 꽤 갈립니다.
- 대파 — 흰 대가 굵고 깁니다. 국물을 내거나 볶으면 단맛이 나와 요리의 바탕이 됩니다.
- 쪽파 — 가늘고 뿌리 쪽이 약간 둥급니다. 향이 진해 파김치나 겉절이에 씁니다.
- 실파 — 쪽파보다 더 가늡니다. 부드러워서 고명이나 계란말이에 넣기 좋습니다.
대파는 부위별로도 나눠 쓰면 좋습니다. 흰 대는 국물과 볶음에, 초록 잎은 무침과 고명에 쓰면 각각의 장점이 삽니다. 흰 대 안쪽의 미끈한 부분에는 단맛이 몰려 있어서 육수를 낼 때 통째로 넣으면 국물이 깊어집니다.
파를 자주 쓰신다면 한 번에 사서 손질해두는 편이 결국 덜 버립니다. 대파 한 단을 사면 흰 대는 육수용으로 잘라 냉동하고, 초록 잎은 송송 썰어 따로 얼려두는 식으로 나누면 쓸 때마다 손질하는 수고가 없어집니다.
자주 헷갈리는 것들
파의 끈적한 점액은 버릴 것이 아닙니다. 흰 대 안쪽에 생기는 미끈한 성분에도 영양이 들어 있어서, 굳이 씻어내려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파뿌리도 쓸 수 있습니다. 흙만 잘 털어내고 씻으면 육수 낼 때 넣어 감칠맛을 더할 수 있어요. 예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을 때 파뿌리를 달여 마시는 민간요법이 있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민간에서 전해오는 방식이니 증상이 있으면 진료를 받으시는 게 맞습니다.
파는 얼려도 영양이 크게 줄지 않습니다. 식감만 달라질 뿐이라 국이나 찌개에 쓰실 거라면 냉동을 꺼릴 이유가 없습니다.
파를 썰 때 눈이 매운 것은 양파만큼은 아니지만 같은 황화합물 때문입니다. 찬물에 잠깐 담갔다 썰면 덜합니다.
마지막으로 파를 언제 넣느냐도 맛을 가릅니다. 국물에 오래 끓이면 단맛이 우러나지만 향은 날아갑니다. 반대로 마지막에 넣으면 향이 살아 있는 대신 단맛은 덜하죠. 그래서 육수용 파와 마무리용 파를 나눠 넣는 방식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는 흔한 재료라 대충 다뤄지기 쉬운데, 고르는 기준과 보관법만 알아두어도 버리는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파를 냉장고에 그냥 넣어두면 다른 음식에 냄새가 뱁니다. 신문지로 감싸거나 밀폐용기에 넣는 것은 파를 오래 보관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주변 음식을 지키는 목적도 있습니다. 특히 우유나 계란처럼 냄새를 잘 흡수하는 것들과는 떨어뜨려 두시는 게 좋습니다.
파를 다듬고 남은 뿌리와 겉잎도 바로 버리지 마세요. 흙만 털어 모아두었다가 육수 낼 때 한꺼번에 넣으면 국물 맛이 한결 깊어집니다. 다시마나 무 자투리와 같이 끓이면 따로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될 만큼 감칠맛이 납니다.
파는 값이 오르내리는 폭이 큰 채소입니다. 쌀 때 넉넉히 사서 손질해 얼려두면 값이 뛰었을 때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으니, 손질해두는 습관이 결국 이득입니다.
참고 자료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종합정보시스템」 (https://koreanfood.rda.go.kr)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https://various.foodsafetykorea.go.kr)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https://health.kdca.go.kr)
※ 이 글은 일반적인 식품·건강 정보이며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지병이 있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