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고르는 기준, 균수만 보고 계셨다면 순서가 바뀐 겁니다

유산균 고르는 기준, 균수만 보고 계셨다면 순서가 바뀐 겁니다

유산균 코너에 서면 제품이 수십 종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앞면에 큼직하게 적힌 건 하나예요. "500억", "1000억" 같은 숫자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숫자가 큰 걸 고르게 됩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선택 기준으로서는 우선순위가 꽤 뒤쪽이라는 점입니다. 뒷면을 보는 순서를 바꾸면 고르는 일이 훨씬 단순해집니다.

먼저, CFU라는 숫자의 정체

먼저, CFU라는 숫자의 정체

CFU는 Colony Forming Unit의 약자로, 살아있는 균의 수를 세는 단위입니다. 식약처가 정한 프로바이오틱스의 1일 섭취량 기준은 1억~100억 CFU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놀라십니다. 시중 제품에 적힌 500억, 1000억이라는 숫자와 기준 범위의 상한이 잘 안 맞아 보이거든요.

이걸 이해하려면 표기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투입균수는 제조할 때 넣은 양입니다. 보장균수는 유통기한이 끝나는 시점까지 살아있음을 보장하는 양이고요. 유산균은 살아있는 균이라 보관 과정에서 수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제조 시점 숫자와 실제로 내가 먹을 때의 숫자가 다릅니다.

봐야 하는 건 보장균수입니다. 투입균수만 크게 적어놓고 보장균수는 작게 적어둔 제품이라면, 그 표기 방식 자체가 하나의 정보입니다.

균수보다 먼저 보는 것: 균주 표기

균수보다 먼저 보는 것: 균주 표기

이게 이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몇 마리인지보다 어떤 균인지가 먼저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균주마다 하는 일이 다릅니다. 그래서 라벨에는 속명(genus), 종명(species), 그리고 균주명(strain name)까지 적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락토바실러스(속) 람노서스(종) 뒤에 알파벳과 숫자 조합이 붙는 식이죠.

이 균주명이 왜 중요하냐면, 그 이름으로 실제 연구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균주명이 없으면 그 제품이 어떤 근거를 갖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유산균 19종 함유"처럼 종류 수만 적힌 제품이 정보로서 빈약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참고로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으로 고시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는 19종입니다. 제품에 적힌 "19종"이라는 표현은 여기서 온 경우가 많은데, 고시 균주 목록에 있다는 것과 내 목적에 맞는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균주명이 붙는 방식도 알아두면 라벨이 훨씬 잘 읽힙니다. 앞의 두 단어는 생물학적 분류라 여러 회사 제품에 공통으로 등장하지만, 뒤에 붙는 알파벳·숫자 조합은 특정 회사가 분리하고 관리해온 그 균 하나를 가리킵니다. 같은 종이라도 균주가 다르면 연구 결과를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없습니다. 광고에서 "○○ 종은 이런 효과가 있다"고 말할 때, 그 근거가 된 균주가 이 제품에 든 균주와 같은지는 별개 문제라는 뜻이에요.

장까지 살아서 가느냐

장까지 살아서 가느냐

균이 아무리 많아도 위산에 다 죽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조사들이 신경 쓰는 게 장까지 도달시키는 기술입니다.

장용 코팅이 대표적입니다. 위에서는 녹지 않고 장에서 녹도록 만든 것이죠. 이중 코팅, 캡슐 방식 등 표현은 제품마다 다른데, 핵심은 위산을 통과하는 설계가 있느냐입니다.

여기서 실용적인 조언 하나. 코팅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먹는 시간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위산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공복이나 식사 직후가 일반적으로 권장됩니다. 제품마다 권장 시점이 다르게 적혀 있다면 그쪽을 따르시면 됩니다.

보관도 같은 맥락입니다. 살아있는 균이 든 제품이라 온도에 영향을 받습니다. 냉장 보관을 명시한 제품을 실온에 두거나, 여름철 차 안에 몇 시간 방치하는 것만으로도 보장균수의 전제가 무너집니다. 표기된 보관 조건은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그 숫자를 지키기 위한 조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항생제를 복용하는 기간에는 시간 간격을 두는 편이 좋습니다. 항생제는 원인균만 골라 없애지 않기 때문에, 같이 먹으면 애써 넣은 균도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보통 두세 시간 간격을 두라고 안내되는데, 정확한 간격은 처방받은 약에 따라 다르니 약사에게 확인하세요.

그래서 뒷면을 이 순서로 보세요

그래서 뒷면을 이 순서로 보세요

정리하면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파란색 건강기능식품 마크. 이게 없으면 식약처 기능성 심사를 통과하지 않은 일반 식품입니다. 요구르트 맛 간식과 기능성 제품이 같은 매대에 섞여 있는 경우가 있어서, 이 마크가 첫 번째 관문입니다.

둘째, 균주가 균주명까지 적혀 있는가. 속과 종만 있고 균주명이 없다면 정보가 부족한 제품입니다.

셋째, 보장균수 기준인가. 앞면의 큰 숫자가 아니라 뒷면의 보장균수를 봅니다.

넷째, 내 목적에 맞는가. 일반적인 장 건강 목적이라면 단일 균종보다 여러 균종이 섞인 쪽이 무난하다고 이야기됩니다. 다만 특정 증상이 있다면 그에 맞는 균주가 들어 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네 가지를 보면 대부분의 제품이 걸러집니다. 숫자 비교는 그다음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자주 묻는 질문

Q. 비싼 제품이 더 좋은가요?

가격은 균주 종류, 코팅 기술, 브랜드 비용이 섞인 결과라 품질과 곧바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위 네 가지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 안에서 비교하시는 게 맞습니다.

Q. 먹다가 배에 가스가 차는데 계속 먹어도 되나요?

초기에 이런 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며칠이 지나도 불편함이 이어지거나 심해진다면 중단하고 약사·의사와 상의하세요. 특히 면역억제 상태이거나 중증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시작 전에 먼저 상담이 필요합니다.

Q. 유산균은 계속 먹어야 하나요?

프로바이오틱스는 몸에 정착해 계속 남아 있는 개념이라기보다, 섭취하는 동안 통과하며 작용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중단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무리

유산균을 고르는 일이 어려웠던 이유는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앞면에 적힌 숫자가 너무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마크를 보고, 균주명을 보고, 보장균수를 보는 순서만 잡으면 나머지는 생각보다 단순해집니다. 다음에 매대 앞에 서시면 제품을 뒤집는 것부터 해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가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 전 의사·약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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